일본에 인삼과 김치 바람이 분다. 2001시즌부터 일본의 야구팬에게 선보일 정민태(요미우리), 구대성(오릭스·작은 사진)이 만든 효과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와 인삼의 홍보맨이 되었다. 지난 10일부터 오키나와의 미야코지마에서 벌어진 팀 자율훈련에 참가한 구대성은 오릭스 동료들에게 한국 인삼의 파워를 피부로 느끼게 해줬다.
구대성의 탄탄한 체구와 파워에 감탄한 코칭스태프는 힘의 원천을 구대성이 즐겨먹는 식품에서 찾았다.
구대성은 인삼의 효능을 강조했다. 한화 시절부터 장복해온 인삼을 섞은 한약의 효험을 선수들에게 알렸다.
"하루에 2봉지씩 먹으면 매일 2이닝씩 던질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일본의 스포츠신문에도 크게 보도되었다.
중간투수는 물론 소방수의 투구 수도 엄격히 제한하는 일본에서 스토퍼가 매일 2이닝씩 던져만 준다면 감독으로서는 더바랄 것이 없다.
구대성의 "매일 2이닝 등판 가능" 발언을 일본이 색다르게 본 이유다.
일본인에게 '고라이 진생(高麗人參)'으로 불리는 한국 인삼은 구대성의 활약에 따라 큰 바람을 몰고올 것 같다.
일본의 야구팬들은 선수들의 발언과 행동을 마치 종교지도자의 그것처럼 받아들이고 따라하는 묘한 나라다.
21일 고베에 합류한 구대성의 부인 권현정씨가 가져간 인삼과 한약은 조만간 오릭스 투수들에게 최소한 '플래시보 효과'라도 줄 전망이다.
오릭스는 구대성의 합류를 계기로 선수단의 식사에도 김치를 주메뉴로 올렸다. 주니치도 선동열이 입단한 96년부터 선수단에 김치를 먹게 만들었다. 배추김치에서 보쌈김치 백김치까지 식탁에 올랐다.
선동열은 주니치의 후배들에게도 한턱을 잘 냈는데 이때 그와 함께 먹은 김치의 맛에 매료된 선수도 많다.
정민태의 피칭파워에 관해서 이미 합격점을내린 요미우리의 코칭스태프도 힘의 원천이 김치라고 믿는 눈치다.
현재 일본은 김치가 색다른 샐러드로 각광받고 있다.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많은 이가 건강식품으로 김치를 먹는다.
다이어트용으로 고춧가루를 음식에 넣어 먹는 여성도 많다. 일본은 김치시장의 가능성에 일찍 눈을 돌려 '기무치'라는 일본식 김치를 내놓았지만 선동열, 이종범에 이어 불어닥친 구대성, 정민태의 코리안 파워가 종주국 김치의 위력을 과시 중이다.
한편 정민태가 입단식에서 입은 앙드레 김 의상도 일본의 패션계에서 화제였다. '멋으로 센트럴리그를 제압했다.'는 기사마저 나왔다.
이들의 활약으로 한국산 제품인 김치와 인삼이 일본에서 확실하게 자리잡는다면 일본 가정의 식탁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매일경제 2001-01-26]
<김종건기자 marc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제공> 200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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