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김치로 국내시장 공략 나선 김성도 (주)고려인삼공사 사장
[월간중앙 2000.12]
인삼과 김치를 결합한 이른바 인삼김치가 국내에서도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지난 1998년부터 인삼김치를 생산해 전량 수출해온 (주)고려인삼공사가 국내 총판 모집을 시작으로 인삼김치의 국내시장 개척에 나섰다. 인삼김치를 개발하고 사업화에도 성공한 김성도 사장의 이야기.
김성도 (주)고려인삼공사 사장은 요즘 통 정신이 없다. 그동안 수출만 하던 특허품인 인삼김치를 국내에 보급하기로 하고 그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인삼김치는 말 그대로 인삼과 김치를 결합한 독특한 기능성 식품.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품목이다. 김사장이 인삼김치를 착안한 것은 1995년.
"원래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은 1989년 당시 강보성 농림부 장관 특보(特補)로 일할 때였습니다. 아무래도 업무상 농업쪽을 많이 접하다 보니 거기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죠. 인삼제품이 나오는 것을 보니 그 형태가 천편일률이더군요. 인삼 자체 상품 아니면 엑기스나 인삼차 정도였지요. 사람들이 인삼을 늘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대중이 인삼을 상식(常食)하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 김치와 결합시켜 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생각만 갖고 있다가 나중에 정식 사업아이템으로 삼고 뛰어든 것이죠."
인삼은 예부터 고려인삼을 으뜸으로 칠 만큼 우리 나라 것이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또 김치는 고유한 맛과 영양을 지닌 그야말로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이다. 김사장은 "인삼김치는 가장 한국적인 것들이 결합됐다는 의미 하나, 그리고 일반대중이 '일상적으로' 인삼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는 두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삼김치가 제품화되고 그것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인삼을 채썰든 박편(薄片)썰든 잘게 썰어 김치와 섞으면 곧 인삼김치가 될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인삼의 쓴 맛과 향이 김치맛을 덮어 버리기 때문에 '김치 묻은 인삼'일 뿐 김치로 먹을 수 없는 것이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배추를 잘 절여야 하는 것처럼 인삼도 절임(鹽藏)기술이 곧 인삼김치로 가는 비결이다.
그러나 다년생 식물인 인삼은 그 조직이 치밀하고 질겨 잘 절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삼삼연구팀과 얽혀 인삼 절이는 기술을 공부했고, 1996년 인삼을 소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개발하게 됐다. 그러나 그것을 제품으로 연결시키고 사업으로 키우기까지는 다시 시간이 더 걸렸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 김씨는 대가실업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열었다. 주종목은 인삼피클(인삼장아찌라고 할 만한 것이다.)과 인삼김치. 인삼피클은 말 그대로 인삼을 피클처럼 소금에 절여 맛을 낸 제품이고 인삼김치는 잘 담근 우리 전통 김치에 인삼을 박편썰어 버무린 식품이다. 김치의 맛과 인삼의 약효(藥效)를 고스란히 살리면서 둘을 어우러지게 결합시킨 것이다. 김사장은 일본·대만·홍콩의 수요자들로부터 주문계약을 받아 생산, 판매하는 형태로 인삼김치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김사장은 충남대·원광대와 공동으로 산학연구팀을 구성하고 인삼과 김치를 응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인삼 절임과 김치 건조기술이 핵심
그는 지난해 10월 회사 이름을 (주)고려인삼공사로 바꾸고 국내외에 걸쳐 본격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김사장이 내세우는 특성화 식품은 크게 세가지 김치류와 건(乾)식품류, 그리고 장(醬)류다. 제품 하나하나마다 김사장의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드러난다. 김치류의 대표선수는 고려인삼김치와 고려홍삼김치다. 여기에 DHA성분을 다량 투입해 두뇌활동과 성장에 이롭다는 DHA김치, 뼈의 발육에 도움을 주고 여성의 골다공증도 예방한다는 칼슘김치, 배추와 시금치를 버무리고 덜 맵게 만든 어린이용 뽀빠이김치 등이 있다. 전통적인 장독김치와 생생김치 등도 이 제품군에 포함되어 있다.
건(乾)식품류, 정확하게는 건조김치류 또한 김사장이 내세우는 차별화된 품목이다. 김치를 냉동건조시켜 그것으로부터 다양한 제품을 응용 개발한 것이다. 레저용 건조 김치찌개는 물만 부으면 곧바로 김치찌개가 되는데 휴대·운반의 간편함이 특징이다. 김칫가루는 이름처럼 건조된 김치를 분말화한 것인데 다른 음식과 배합하기 좋다. 그밖에도 천연 조미료인 김치 다시미와 김칫가루를 김에 뿌려 만든 김치돌김 등이 있다. 장류로는 고려인삼간장과 고려홍삼간장 그리고 한방(漢方)간장 등이 개발되어 있다. 그밖에 앞서 본 인삼피클과 시제품인 인삼스넥도 나와 있다.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라고들 말하는데, 우리 회사 제품들은 가장 한국적인 식품들을 결합하거나 응용한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해외에서 맛본 이들이 거듭해서 우리 제품을 찾고 있어요."
김사장은 일본의 대형 편의점 유통업체인 저스코(JUSCO)를 통해 일본과 대만·홍콩 등지에 진출했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제품을 정착시켰다. 연간 매출액(곧 수출실적)은 우리 돈으로 물경 100억원대에 달한다. 하루 최대 생산능력이 30t인 전북 군산의 공장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10t 이상의 제품을 담가내야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다. 중국시장도 열심히 개척중이다. 중국의 칭다오(靑島)와 쉬저우(徐州)에 공장과 현지회사를 설립했고 베이징(北京)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해외시장이 정착되고 나서야 김사장은 눈을 국내로 돌렸다. 연간 6,000억원대에 육박하는 국내 김치시장에서 (주)고려인삼공사의 다양한 '기능성 김치'(김사장 자신의 표현)가 충분한 시장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본 까닭이다. "국내 시장에는 '김치사랑'이라는 브랜드로 나서게 됩니다. 고품질·고품격·고품가라고 하는 '3품운동'을 바탕으로 우리 전직원이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어 승부를 걸어 보자고 뛰고 있습니다. 전망은 아주 쾌청합니다."
<권태동 월간중앙 기자 taedong@joongang.co.kr> 200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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